에즈의 열대정원에 있는 선인장을 배경으로 서있는 필자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깊은 추억을 만드는 일은 흔치 않다. 필자가 찾은 남프랑스 코트다쥐르(Côte d'Azur)의 보석 같은 마을, 에즈 빌리지(Èze Village)가 바로 그런 곳이다.

2007년 개봉되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의 주인공들이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던 장소. 니스와 모나코 사이에 자리한 에즈는 탁 트인 하늘과 지중해가 만나는 지점, 해발 427m 절벽 위에 마치 '독수리 둥지'처럼 자리 잡고 있어 여행객들의 시선을 끈다.

탁트인 하늘과 지중해가 만나는 에즈의 정상에 본 풍광


마을 입구에 이르자마자 느껴지는 고요하고 이국적인 분위기, 중세 시대의 돌담과 迷路(미로) 같은 골목이 완벽하게 보존된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으로 가득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지중해의 짙푸른 풍경은 그 자체로 벅찬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중세 골목을 거닐다

영화 '버킷 리스트'의 촬영지로 추정되는 '샤토 에자'호텔&레스토랑


에즈의 좁은 골목길은 미로처럼 얽혀 있어 길을 잃을까 염려할 틈도 없이 빠져들었다. 골목마다 작은 갤러리, 수공예품 아틀리에, 그리고 달콤한 향이 가득한 프라고나르 향수 공장의 매장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낡은 돌담과 푸른 담쟁이덩굴이 만들어내는 고즈넉한 풍경은 중세 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핸드폰 셔터를 멈출 수 없을 만큼, 낡고 오래된 돌담 사이로 보이는 푸르디 푸른 지중해의 풍광은 단연 아름다움의 극치였고, 작은 창문과 돌담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마저 완벽한 '포토 스팟'이 되어주었다.

열대 정원에서 만난 지중해의 魔法(마법)

에즈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열대 정원(Jardin Exotique d'Èze)은 이곳을 방문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크기의 선인장과 열대 식물들이 異國的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상에 오르는 순간, 비로소 에즈의 진정한 가치를 새삼 깨달았다. 눈앞에는 광활하고 눈부신 지중해가 펼쳐지고, 그 아래로는 붉은 지붕의 마을과 아득한 해안선이 한 폭의 파노라마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필자도 삶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뿐 아니라 마음 속 깊이 담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코트다쥐르는 '푸른 해안'이라는 이름 그대로, 삶의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는 절경이었다. 특히,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레스토랑 & 호텔인 샤토 에자(Château Eza)는 영화 버킷리스트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었으며, 근처에 있는 황금염소 호텔역시 모나코 왕자 리니에 3세가 묵어 간 곳으로 유명하다.

에즈의 미로 골목길 갤러리 앞에 선 필자


전망대에서 지중해와 생트로페 만까지 한눈에 보이는 파노라마 뷰도 놓칠 수 없는 즐길거리였다. 에즈 빌리지는 규모는 작지만, 풍경, 역사, 예술, 그리고 영화 속 감동까지 모두 담고 있는 특별한 곳이었다.

필자의 버킷 리스트 한 줄을 멋지게 지워버린 에즈의 황홀한 기억은 지금도 가슴속에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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