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공천은 선물” 증언엔 “사기 북돋으려 한 말”
법정서 고성까지 — 특검과 증인, 진실게임의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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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출석하는 명태균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31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7.31
(서울=조중동e뉴스) 한지민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2일 법정에서 다시 한번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 측은 “여론조사 제공이 선거와 공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맞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또다시 ‘그때 그 말’을 뒤집거나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명 씨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여사에게 전달한 여론조사가 **“총 14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특검이 밝힌 **58건(2억7천만 원 상당)**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의뢰를 받은 것도,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닙니다.
걱정돼서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를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 명태균, 22일 법정 증언 중
그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윤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싶었다”며 자신의 행위를 ‘정치적 신념에 따른 지지’로 포장했다. 하지만 특검은 이를 “명백한 정치자금 제공”으로 규정하고, ‘비공표 여론조사’가 공천 전략에 활용된 정황을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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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첫 재판 출석 (서울=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2025.9.24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의 선물?”… “그냥 격려였다”는 해명
명 씨는 또 지난 공판에서 증인 강혜경 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은 김 여사가 준 선물이라 들었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 “강 씨의 사기를 북돋아주려 한 말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법정 관계자는 “명 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지지의 뜻’이라면서도 김 여사에게 수차례 자료를 직접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다”고 전했다.
샤넬백 ‘걸걸한 목소리’… 또다시 등장한 김건희 이름
같은 날 오전에는 김 여사의 측근이었던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백 교환 사건을 둘러싼 새로운 증언도 나왔다.
당시 교환을 담당했던 샤넬 매장 직원은 법정에서 “유 전 행정관이 통화하던 상대가 여성의 걸걸한 목소리였고, 뉴스에서 들은 김 여사 목소리와 유사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 측은 즉각 반발했다. “3년 전 고객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증인은 “특정적 상황이라 뚜렷이 기억한다”고 단언했다.
변명인가, 신념인가
법정에서 명 씨의 언행은 ‘진실을 밝히는 증언’이라기보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변명’으로 들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직접 전달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오늘의 법정에서는 “그저 관심과 지지의 표현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 주변의 사적 네트워크가 국가 시스템을 잠식한 사례”라며 “진실이 명확히 드러나야 제2의 ‘사적 국정 운영’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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