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 천년의 울림 계속될까…유홍준 "종은 쳐야 한다"
SNS에 올렸다 삭제한 '방시혁 사진' 두고 사과…"생각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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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2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최근 천년의 소리를 다시 울린 국보 '성덕대왕신종'과 관련해 "종은 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관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덕대왕신종의 타종과 관련해 어떤 의견이 있냐는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성덕대왕신종은 '에밀레종'이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라 제35대 왕인 경덕왕(재위 742∼765)이 아버지인 성덕왕(재위 702∼737)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그 아들인 혜공왕(재위 765∼780) 대인 771년에 완성됐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큰 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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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 (서울=연합뉴스) 24일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가 열리고 있다. 2025.9.24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유 관장은 베스트셀러 저서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단연코 말하건대 에밀레종은 인간이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유물이 아니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유물 손상을 우려해 1992년을 마지막으로 정기 타종을 중단했고 1996년, 2001∼2003년, 2020∼2022년 등 3차례에 걸쳐 실제 종을 치는 타음(打音) 조사를 하고 있다.
유 관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하면서도 "문과생이지만 기계는 오랫동안 작동하지 않으면 병에 걸린다는 원칙이 있다"며 "학계에서도 의견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타음 조사를 해 온 것을 보면 (종을 실제로 두드렸을 때의) 주파수, 맥놀이 현상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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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 (서울=연합뉴스) 24일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성덕대왕신종 타음조사 공개회가 열리고 있다. 2025.9.24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맥놀이는 진동수가 비슷한 둘 이상의 소리가 간섭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유 관장은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결과를 언급하며 "앞으로 5년간 한 번에 15번까지 치도록 허가받았다"며 "기왕이면 국민이 들을 수 있도록 올해 조사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 관장은 1천9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국립중앙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삭제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방 의장은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출국 금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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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2 utzza@yna.co.kr
유 관장은 "방시혁 의장 개인의 일이 아니고 방탄소년단(BTS) 등을 통해 세계에 (박물관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릴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각이 조금 모자랐다"라며 "이 자리에서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지역 문화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공주, 부여, 익산 등 소속 지역 박물관 13곳에 지역문화 (업무를 담당할) 과를 신설해 지역·향토 문화와 함께 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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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사진 왼쪽부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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