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중동e뉴스) 이승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순직해병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22일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정권의 최고 책임자였던 그가 국민 앞에서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은 채, “구치소 방문조사”라는 이례적 요구로 시간을 끄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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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출석한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9.26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서초구의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23일 윤 전 대통령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불출석’을 시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구치소 방문조사 요청을 받았지만,
원칙은 직접 출석해 조사받는 것”이라며 “입장은 변함없다”고 선을 그었다.
■ “수사 외압·해병 사건 방치”… 정점 겨누는 특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또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도피성 임명’ 과정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를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명현 특별검사는 “당시 청와대와 국방라인의 의사결정 구조 전체를 확인해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의 직접 출석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한 차례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치적 책임과 도덕적 신뢰를 잃은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조사 회피’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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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향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12 ksm7976@yna.co.kr
■ 옥중서신 “허위진술 강요”… 특검 “사실과 다르다”
한편, 구속 기소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는 옥중서신을 통해
“특검이 지인들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자산을 동결하겠다고 협박당했다”고 썼다.
그러나 특검팀은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수사 절차일 뿐”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 측과 어떤 금전 거래나 청탁을 주고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 “공정·상식 외친 정권, 불공정·불신으로 막 내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윤석열 전 정권의 권력윤리 붕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본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해병 순직 사건은 군의 명예뿐 아니라
정권의 정의를 시험하는 기준이었다”며 “이 사안은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정부는 최근 “사법 정의 회복”을 핵심 국정 기조로 내세우며
“과거 권력의 불법과 특권은 예외 없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국민은 더 이상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
책임 없는 권력에는 단죄가, 책임지는 권력에는 신뢰가 따른다.
팩트로 세상을 읽고, 제도로 사회를 바꾼다. — 조중동e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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