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며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 기운이 스며든다. 환절기에는 몸도 약해지지만 마음도 흔들리기 쉽다. 이런 계절의 문턱에서 우리가 붙들어야 할 한 가지 삶의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공평하다. 뿔이 있는 소에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고, 이빨이 날카로운 호랑이에게는 뿔이 없다. 화려한 꽃은 열매가 적고, 열매가 귀한 나무는 꽃이 수수하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되는 순간도 있다. 이처럼 우주는 균형 속에 질서를 유지한다. 이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불평과 원망보다 감사라는 태도로 삶을 대할 수 있다.
곧은 나무가 먼저 베어진다는 直木先伐(직목선벌)의 고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오히려 세상에서 손해를 보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결코 헛되지 않다. 성정이 바르다는 것은 곧 그 자체로 빛이고 힘이다. 그 빛이 순간적으로 가려질지라도, 결국 사람의 삶을 존귀하게 하는 것은 바로 그 올곧음이다. 원망과 불만을 늘어놓기보다 감사하는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결국 자신을 살리고, 이웃을 따뜻하게 한다.
행복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조건을 갖추어도, 감사할 줄 모른다면 마음은 늘 허기질 수밖에 없다. 물이 담긴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듯, 사람의 삶은 만나는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빚어진다. 감사하는 사람은 그 자체로 좋은 인연을 끌어당기고, 그 인연이 운명을 바꾼다.
겸손 또한 감사와 맞닿아 있다. 사람에게는 세 가지 손이 있다고 한다. 오른손, 왼손, 그리고 ‘겸손’. 머리를 숙이면 부딪칠 일이 없고, 손을 먼저 내밀면 얻을 것이 많다. 교만은 관계를 막고, 겸손은 길을 연다. 감사하는 사람은 늘 겸손하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며, 삶의 모든 순간을 선물로 여긴다.
결국 감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자 영혼의 자세이다. 불만 대신 감사로 하루를 채우는 사람은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린다. 萬古의 진리란 먼 곳에 있지 않다. 오늘의 삶을 감사로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행복과 평화를 손에 쥔다.
오늘 하루, 두 번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행복을 듬뿍 받아 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겸손히 감사하며 살아갈 때, 우리 곁에는 언제나 행복이 머무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대를 초월한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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