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권력과의 결별, 자율적 리더십의 회복, 국민을 향한 새로운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정치는 늘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에는 무거운 책임이 뒤따른다. 최근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일은 단순한 정치적 행보를 넘어, 당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을 가늠하게 만드는 중대한 사건으로 비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묻는다. 지금이 과연 윤 전 대통령을 찾아가야 할 때였는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비롯된 혼란과 갈등이 아직도 당과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는 현실에서, 장 대표의 행보는 시대적 요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당 내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한 듯한 인상을 주었기에 실망과 분노가 뒤따르는 것이다.

정당의 지도자는 특정 인물의 그늘 아래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다. 국민과 당원 앞에서 오롯이 서서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정당의 뿌리가 바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라면, 장 대표는 이제 더 이상 과거 권력의 그림자에 기대어 안이하게 처신할 여유가 없다. 시대는 성숙한 지도자, 스스로 결단하며 미래를 개척하는 지도자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정감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고, 부동산 정책ㆍ경제 문제, 대미관계 등 민생과 직결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언론과 여론의 초점은 장 대표의 ‘윤석열 면회’로 옮겨갔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생을 위한 투쟁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민주당의 공세에 빌미를 제공하는 자기파괴적 행위로 읽힌다. 지도자의 행보 하나가 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더 큰 문제는 이 행보가 보수의 쇄신과 혁신을 향한 기대를 무너뜨렸다는 점이다. 당의 미래를 꿈꾸던 이들에게 장 대표의 면회는 “결국 또 과거로 돌아가는가”라는 깊은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보수정당이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헌신과 희생, 그리고 과감한 결별이 필요하다. ‘홀로서기’를 외면한 채 기득권의 그늘에 머무른다면, 당의 내일은 없고 국민의 신뢰도 회복될 수 없다.

이제 장 대표에게 남은 길은 분명하다. 과거 권력과의 결별, 자율적 리더십의 회복, 국민을 향한 새로운 비전 제시다. 자신이 당을 이끌 수 없다면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것이 진정 보수와 국가를 살리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는 바람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바람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장동혁 대표가 더 이상 남의 바람에 흔들리는 인물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 속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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