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종착지다. 그러나 그 길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심장마비처럼 예고 없이 닥칠 수도 있고, 긴 투병 끝에 천천히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죽음 앞에서 남겨진 이들은 당황하고 흔들리며, 고인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통해 그 진실을 깊이 경험하는 것이다. 마치 혼이 빠져나간 듯 멍한 상태로 장례를 치르게되고, 몇 년 동안 넋 나간 사람처럼 방황할 수 밖에 없다. 죽음은 그렇게, 남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깨달은 것은,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삶의 총합에 대한 결산이라는 점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사람이 세상에 남기는 흔적은 죽음 이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재산이나 지위가 아니라, 평생 쌓아온 덕과 배려, 남을 향한 사랑이 결국 남는다. 살아생전 남을 돕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든 사람은 떠난 뒤에도 존경과 기억 속에 남는다. 반대로 자기만을 위하고, 욕심과 이기심으로 남을 해치며 살았다면, 죽음은 고통스러운 심판으로 다가온다. 유골조차 홀대받고, 후손조차 그 무게를 짊어지게 된다.
알버트 카뮈는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삶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듯이 죽음은 단지 한 개인의 종말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했는지에 대한 최종 평가다. 누군가는 죽음 이후에도 오랫동안 추모되고 존경받으며, 또 누군가는 잊히거나 외면당한다.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삶을 성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스티브 잡스는 "죽음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현재 순간을 귀중히 여기도록 유도한다." 고 말했듯이 인생은 간단하지 않다. 오늘의 한마디, 한 행동, 한 선택이 곧 나의 죽음을 준비하는 밑그림이 된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기쁨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평온한 귀향이 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맞이할 죽음의 모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 속에 이미 결정되고 있다. 그러므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의 진실한 거울이다.
조영노 동일전력ㆍ이앤틱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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