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육체와 정신을 지탱하는 힘…'머슬'
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횡단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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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머슬 = 보니 추이. 정미진 옮김.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가 우리를 매혹할 때는 어떤 진실의 힘을 가지고 있을 때다.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 속 캐릭터 '헐크'는 무지막지한 힘을 쓰지만, 그 힘을 쓸 때는 '정신 줄'을 놓는다. 그가 기억을 잃는 건 어쩌면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잭 커비는 '헐크'의 실마리를 위기에 빠진 아들을 본 엄마의 이야기에서 얻었다고 한다. 주차된 차의 발판 아래에 아이가 끼어있는 걸 본 엄마는 뒤쪽 범퍼를 잡고 아기를 깔고 있는 차를 번쩍 들어 올렸다는 게 얘기의 골자였다.
커비는 엄마의 모성에서 '초능력'을 봤고, 그런 초능력을 '헐크'라는 캐릭터를 통해 구현해 냈다. 미국 작가 보니 추이가 쓴 '머슬'은 이 같은 헐크 이야기로 시작한다. 커비가 어느 엄마의 이야기에서 '헐크'의 모티브를 얻었듯이, 저자도 '머슬'의 소재를 운동을 좋아했던 아버지로부터 얻었다.
어린 시절 추이의 부친은 덤벨, 악력기, 철봉과 쌍절곤, 육중한 샌드백까지 여러 운동 기구를 다루며 몸을 다듬었다. 매일 저녁 차고에서 저자는 옆차기, 돌려차기를 연습했고, 아버지는 그 옆에서 온갖 근육운동을 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운동의 추억은 이 책의 주요 연료다.
책은 인체의 주요 기관인 근육을 심층적이고도 통합적인 시선으로 탐구한다.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들이 밀집한 심장과 턱, 엉덩이부터 귀속에 있는 1㎜ 크기의 등자근까지 다양한 몸 근육을 살펴본다.
책에 따르면 근육은 힘과 스피드, 그리고 정서를 아우르는 신묘한 기관이다. 근육은 무거운 무언가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이동을 가능케 하는 육체적 능력을 의미하며, 감정과 정서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가령, 기쁘거나 즐거울 때 우리는 높이 뛰어오르는데, 이처럼 점프하거나 달리는 등 운동을 하면 뇌와 근육 사이에 일어나는 신경 화학적 작용으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저자는 근육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채집하고자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함께 운동했으며, 해부학 실습까지 참여했다. 그런 모든 경로를 거쳐 우리 삶의 중심(코어)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튼튼하게 지탱해주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기관이 바로 근육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깨닫는다.
흐름출판.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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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 = 김민형 지음.
국제적으로 저명한 수학자인 저자가 신문 등에 기고한 칼럼들을 엮었다.
수학 이외에 교육, 정치, 사회, 문화 분야를 아우른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세상 난제에 대한 저자의 치열한 고민을 담았다.
저자는 정체성은 무엇으로 규정지을 수 있을지, 이민자를 배척하는 정서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 또한 고립이 꼭 나쁘기만 한 것인지 등 다양한 생각들을 이어 나간다.
김영사.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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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횡단 한국사 = 장석봉 기획
1901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벌어진 주요 사건을 정리한 책이다. '세계만물그림사전'을 기획한 전방위 지식큐레이터인 장석봉 씨가 대한제국 시기(1901∼1910), 일제강점기(1910∼1945), 미군정기(1945∼1948), 대한민국(1948∼2021) 등 크게 네 시기로 나눠 격동의 120년사를 정리했다.
궁리. 37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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