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멀쩡한데, 내 마음만 고장 났다”
– 하루 세 번, 마음을 점검하는 사람은 늘 즐겁다.

▣ 세상은 멀쩡한데, 고장 난 건 내 마음
요즘 세상은 마치 고장 난 확성기 같다. 누군가의 분노가 확성기를 잡으면, 그 소리는 골목 끝까지 번지고, 다들 자기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내려고 몸을 부풀린다. 뉴스는 매일 싸움이고, SNS는 ‘불타는 정의감’의 전시장이며, 댓글 창은 전쟁터다. 그러나 잠시 멈춰 생각해 보자. 정말 세상이 고장 났을까, 아니면 내가 낀 ‘분노의 안경’이 더러운 걸까?

한 잔의 커피를 두고도 사람들은 “이건 너무 써!”, “이 커피는 너무 달아!”라고 툴툴거린다. 하지만 커피가 쓰고 단 게 아니라, 내 혀가 그 맛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이 썩었다고 욕하지만, 실은 내 마음이 상한 우유처럼 쉬어버린 경우가 더 많다. 마음의 렌즈에 먼지가 쌓이면, 아무리 맑은 세상도 뿌옇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세상은 멀쩡하다. 고장 난 건 세상이 아니라 내 마음의 초점이다.

▣ 세상을 바꾸기 전에, 내 시선의 각도를 조정하라.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친다. 정치판에서도, 회의실에서도, 심지어 부부싸움 중에도 “세상이 문제야!”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진짜 세상을 바꾸는 일은 국회가 아니라 거울 앞에서 시작된다. 내가 보는 세상의 각도를 약간만 조정해도, 인생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마음이 탁하면 꽃도 시들어 보인다. 반대로 마음이 맑으면 쓰레기 매립장에 핀 꽃도 아름답다. 시선의 각도는 인생의 온도를 바꾼다. 짜증으로 세상을 보면 모든 게 적으로 보이고, 감사로 보면 적조차도 선생님이 된다.

불만으로 가득한 마음으로는 천사도 악마로 보인다. 결국 세상은 내가 어떤 ‘내면의 조명’을 켜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울이다. 세상 탓보다 내 마음의 청소가 먼저다. 세상은 바꾸기 어렵지만, 마음의 방향은 언제든 내가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

▣ 하루 세 번, 마음을 쓰다듬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로 본다.
하루 세 번, 내 마음을 닦는 습관을 들여라. 아침엔 거울 앞에서 이렇게 묻는다.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살 것인가?” 출근길 버스 안에서, 아직 세상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화난 사람들을 보면, 그 질문 하나가 내 마음의 안전띠가 된다.

낮에는 내 안의 기분을 점검한다. “지금 내 마음은 괜찮은가? 혹시 욕심이나 질투가 몰래 내 마음의 운전대를 잡은 건 아닌가?” 이 한 번의 점검만으로도 분노의 엑셀은 밟히지 않는다. 저녁엔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나는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았는가? 나 자신을 미워하지는 않았는가?” 그러면 하루의 먼지가 조용히 씻겨 내려간다.

이 세 번의 ‘마음 손질’은 화장보다 오래가고, 마사지보다 깊다. 감정의 불길은 스스로 꺼지고, 이해는 천천히 자란다. 세상을 바로 본다는 건 거창한 철학이 아니다. 하루 세 번, 내 마음의 핸들을 바로잡는 일이다.

▣ 비 오는 날 하늘 탓 말고, 내 우산의 구멍부터 찾아라.
사람들은 비가 오면 하늘을 원망한다. 그러나 정작 자기 우산에 구멍이 난 줄은 모른다.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하냐고 성내지만, 그 불공평을 바라보는 내 마음의 ‘조도(照度)’가 낮을 뿐이다. 어둠을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의 전등을 켜야 한다.

혹시 세상이 어두운 게 아니라, 내 마음의 스위치를 끈 건 아닐까? 그 깨달음 하나로 세상은 다시 밝아진다. 세상은 여전히 어제와 똑같지만, 내 시선의 밝기가 달라지면 모든 게 새것처럼 보인다. 하늘은 구름 뒤에서도 여전히 푸르고, 사람은 결점 속에서도 따뜻하다.

세상을 고치려 애쓰는 사람은 많지만, 자기 마음을 고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진짜 혁명은 마음의 작은 수리공에서 시작된다. 불평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마음의 각도를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세상이 바뀌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맑아지면 세상도 따라 맑아진다.

결국 인생의 진짜 수리공은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오늘도 하늘 탓하지 말고, 내 마음의 렌즈를 한 번 닦자. 세상은 원래 멀쩡하다. 고장 난 건 언제나, 내 마음 한 조각.

고무열 박사


<저작권자(c) 조중동e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