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표창장 수여받는 조영노 동일전력ㆍ이앤틱스 회장(맨 우측)>
광복 이후 최장 10일이라는 기록적인 추석 연휴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공무원과 직장인들에게는 재충전의 시간이었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귀한 선물이 되었지만, 반대로 영세 상인과 자영업자들에게는 매출 급감이라는 혹독한 현실을 안겨주었다. 한쪽은 웃고 다른 한쪽은 울었던 명절 연휴, 그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불균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기도 하다.
일부 대기업은 막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주주 이익 극대화의 이름 아래 자본의 열매는 외국인 투자자와 상위 부유층의 몫이 되었다.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GDP의 37%를 차지하는 수출 대부분이 제조업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5일 돌연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못을 박고 압박 수위를 높이며 협상까지 지연돼 불확실성은 증가되고 있다. 투자 규모나 기본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협상이 타결돼도 충격일 수밖에 없고, 불발돼 관세 폭탄을 맞아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대외 악재와 내부 규제라는 이중고(二重苦)를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더 버티고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우려도 없지 않다. 특히 중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바라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신기루가 되어버렸다.
이미 중산층은 붕괴되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구조화되었다. 청년층은 취업의 문 앞에서 좌절하고, 중장년층은 ‘자영업’이라는 허울 아래 숨조차 쉬기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경제적 고통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의 밥상과 청춘의 희망을 앗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긴 듯 보였던 추석연휴가 어느새 끝나듯, 인생 또한 길게 느껴지지만 결국은 순간처럼 스쳐 지나간다. 본래 인생은 짧다. 그렇기에 홀로 움켜쥐고 낭비하듯 살아서는 안 된다. 나눔이 있고, 베풂이 있고, 함께 웃고 함께 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삶의 의미가 완성된다.
추석은 본디 ‘함께’라는 의미의 명절이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가족과 이웃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는 날이다. 올해 긴 연휴가 남긴 교훈은, 결국 경제의 문제든 삶의 문제든 나눔과 공존 없이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짧은 인생길을 걷는 나그네다. 그렇다면 기쁠 때는 함께 웃고, 슬플 때는 마음껏 함께 울며,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추석이 남긴 긴 여운이, 각자의 삶 속에서 그런 성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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