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곳곳서 보수단체 집회·행진…"차이나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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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촬영 홍준석]
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 한복판이 보수단체의 대규모 집회로 들끓었다. 수만 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현 정부를 규탄하고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격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자유대학과 부정선거방지대 등 다수 보수단체가 주최한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동대문역 인근에 집결해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도 수천 명에 이르는 인파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China Out(중국은 나가라)’, ‘이재명 구속’, ‘윤 대통령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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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보수단체 집회에 등장한 일본 만화 '원피스'의 해적 깃발 [촬영 홍준석]
집회 현장에서는 일본 만화 캐릭터의 해적 깃발과 부정선거 상징물이 등장해, 정당한 문제 제기보다 음모론과 정치 선동이 중심이 됐다.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과 국립서울현충원 주변에서도 다른 단체들이 집회를 이어갔으나, 그 구호 역시 반중·반북 혐오를 자극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전문가들은 “비판과 시위는 민주주의의 건강한 장치이지만, 혐오와 배제를 앞세운 집회는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민주적 토론 문화를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날 집회를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특정인과 특정 집단을 모욕하는 건 민주사회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조중동e뉴스는 이번 보수단체 집회를 단순한 ‘목소리의 다양성’으로 포장할 수 없다고 본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사회를 찢어놓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정부와 시민사회는 혐오 구호가 반복되는 집회 문화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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