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인(Croate)’에서 유래한 단어로, 훗날 영어의 necktie로 발전


오늘날 전 세계 비즈니스맨의 필수품으로 자리한 넥타이(necktie).

실제 크로아티아와 넥타이는 깊은 연관이 있다.

그러나 이 우아한 패션의 뿌리가 발칸반도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Croatia)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필자도 이번 크로아티아 여행중 우연히 이같은 내용을 알게 되었다.

17세기 중엽, 유럽은 30년전쟁(1618~1648)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었다.

그때 프랑스에 파견된 크로아티아 용병들이 붉은 천으로 목을 두른 모습이 파리 시민들의 눈에 들어왔다.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전쟁터에서 연인이나 가족이 건넨 ‘행운의 천’이자 소속을 표시하는 상징이었다.

프랑스인들은 이를 “크라바트(cravate)”라 불렀다.

이는 ‘크로아티아인(Croate)’에서 유래한 단어로, 훗날 영어의 necktie로 발전했다.

루이 14세는 이 독특한 복장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는 왕실 의복의 일부로 크라바트를 채택했고, 귀족들은 앞다퉈 화려한 리본과 레이스로 장식한 크라바트를 매기 시작했다.

넥타이 한 줄, 크로아티아의 역사를 품고있는 필자


이후 유럽 전역으로 유행이 번지며, 바로 오늘날 남성패션의 상징으로까지 자리잡은 넥타이가 탄생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패션의 역사를 넘어, 문화의 교류와 상징의 힘을 보여준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장식이 평화로운 사교의 상징으로 변모한 것이다.

또한 ‘작은 나라의 전통이 세계적 문화로 성장한’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오늘날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는 ‘크라바타의 날(Cravat Day, 10월 18일)’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되어 있다.

뿐만아니라 넥타이를 주제로 한 각종 문화행사와 기념 조형물도 있다.

그날이 되면 거리 곳곳에 거대한 붉은 넥타이가 걸리고, 시민들은 넥타이를 매며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자랑스럽게 되새긴다.

목에 매는 한 줄의 천. 그러나 그 속에는 전쟁과 사랑, 자부심과 문화가 얽혀 있다.

세계 어딜가나 남성들 이라면 아침마다 매는 그 넥타이 한 줄이, 크로아티아의 역사와 유럽 문명의 흔적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기만하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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