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이언스] 혈액 한방울로 암 잡는다…'임상 진단' 급성장
집에서 하는 자가검사·액체 생검, 진단 패러다임 전환

AI 진단 앞세운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시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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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브라질 보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조중동e뉴스) 여운선 기자 =
병원에서 기다릴 필요 없는 ‘진단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조기에 탐지하고, 집에서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자가검사와 액체 생검(liquid biopsy) 기술이 의료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 시장, 고령화와 AI 혁신에 올라탄다

글로벌 임상 진단 시장은 고령화와 감염병 확산, 암 발병률 증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세계 임상 진단 시장은 작년 1,000억 달러(약 142조 원) 규모에서 2030년 **1,430억 달러(약 203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분자 진단(Molecular Diagnostics) 시장은 암 조기 검진 수요 확대에 따라 연평균 6%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자가검사와 액체 생검, 진단의 민주화 이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자가검사 시장은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가정용 진단 키트, 모바일 연동 분석기기 등은 개인 맞춤형 진단 시대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액체 생검 기술이 더해지면서, ‘침습적 조직검사’ 대신 혈액 내 종양 DNA를 분석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비침습형 정밀 진단이 현실화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질병 진단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Diagnostics)”라고 부른다.

■ AI 진단, 아시아가 이끈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은 연평균 5.5% 성장률로 가장 빠른 시장 확장을 보일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 일본 등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판독·자동화 실험실 시스템을 대거 도입하며 진단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인도는 AI 망막 스크리닝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조기 진단하고, 일본은 AI 기반 병리 영상분석 시스템을 임상에 적용 중이다.
중국 역시 호흡기 질환 확산에 대응해 AI 기반 영상 진단 기술과 분자 진단 장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 기술과 규제의 병행 과제

하지만 AI 진단의 확산에는 여전히 제약이 따른다.
AI 의료기기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데이터 편향으로 인한 오진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보험 적용 범위가 좁아 상용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진단이 신속성과 정밀성을 확보하려면, 국가별 규제 조화와 데이터 신뢰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 ‘혈액 한 방울의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조직 대신 체액으로 암을 진단하고, 병원 대신 집에서 스스로 건강을 확인하는 시대.
‘혈액 한 방울’이 바꾼 의료 혁명은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AI와 바이오마커 기반 진단이 결합되면, 의료는 더 이상 ‘치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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