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돌아왔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다. 그러나 명절이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운 이들이 있다. 삶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 가족 간의 갈등, 또는 잊을 수 없는 상실이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른다. 이럴 때 우리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작고한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는 한 영화 속 대사로 삶의 본질을 꿰뚫는 명언을 남겼다. “인생은 본질적으로 슬프다. 행복은 순간적으로 찾아올 뿐. 매 순간을 뜨겁게 살아라.” 짧지만 묵직한 이 문장은 역설적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리는 흔히 행복을 목표처럼 세우고 끊임없이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에 집착할수록 현재의 결핍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행복을 얻기 위해 애쓰는 그 순간, 오히려 불행을 자각하며 괴로워지는 것이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지나치게 붙잡으려 할수록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단순하다. 매 순간을 치열하게, 뜨겁게 살아내는 것이다. 무언가를 온전히 몰입해 해내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채워갈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충만함을 느낀다. 그 충만감 속에서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우리가 따로 찾아 헤매지 않아도, 문득 문득 삶의 모퉁이를 돌아 설 때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추석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 모여 마음을 나누는 명절이다.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보다 중요한 것은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말 한마디다. 오늘 하루만큼은 행복을 ‘획득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말고, 그저 지금 곁에 있는 순간을 감사히 받아들이자. 그 순간이 곧 행복이다.

보름달은 늘 둥글지 않다. 초승달도, 반달도 있다. 그러나 결국 차오르고 둥글어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본질적으로 슬프지만, 감사와 열정으로 살아간다면 그 안에 크고 작은 행복이 피어난다. 추석 연휴, 우리 모두가 그 단순한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길 바란다.

최낙균 세계e스포츠홀딩스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