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릇 말조심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 교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말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한 사람의 품격과 인격을 드러내는 거울이다. 더 나아가 말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때로는 운명까지도 좌우한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이는 과장이 아니다. 탈무드에서는 "인간은 입이 하나 귀가 둘이 있다."고 한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 더하라는 뜻이다. 위로와 격려의 말은 쓰러진 이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지만, 악의와 조롱이 섞인 말은 상대의 마음을 깊이 상하게 하여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고운 말은 좋은 인연을 맺어 평생의 친구를 만들지만, 날 선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원한을 남겨 원수가 되게 한다.

흔히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곧 말이 지닌 힘이 금전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말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말은 언제나 화살처럼 돌아오기에 조심스러워야 한다.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던진 한마디가 결국 자신을 해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말을 할 때는 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들어서 기분이 상하지 않을 말인가를 먼저 헤아려야 한다. 또한 불행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기보다, 자신에게서 먼저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

필자도 "내 말이 법이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주변사람들의 신뢰를 나름 얻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늘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요, 일구이언은 견부지자(一口二言은 犬父之子)"라는 말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즉, 남자는 한 마디의 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고, 한입으로 두말하면 개의 자식이라는 소신을 갖고 살아왔다.

말은 단순한 언어의 유희나 심리적인 마술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인간관계의 조화를 실현시키기 위한 자신을 표현하는 기술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내 말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고 했다. 책임을 회피하는 말은 신뢰를 잃게 만들고, 성찰에서 비롯된 말은 존경을 얻게 한다.

말은 곧 인생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쌓아온 말들은 결국 그 사람의 품격과 신뢰로 돌아온다. 말은 단순히 입술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자 삶을 드러내는 기록이다. 그리스 극작가 소포클레스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과 잘 한다는 것은 별개이다."라고 말했다. 좋은 말을 아끼지 않고, 진실한 말을 나누며, 겸손한 언어로 자신을 다스릴 때, 그 사람의 인생 또한 한층 더 깊고 단단해질 것이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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