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다낭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인 베트남이, 역설적으로 우리 국민의 폭행·상해 및 교통사고 피해가 3년 연속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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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비는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 (영종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첫날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5.9.29 [공동취재]

호치민 = 본사 취재팀 =이준형기자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당한 한국인 피해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베트남은 재외국민 폭행·상해 및 교통사고 발생 건수에서 단연 ‘최대 위험 지역’으로 드러났다. 흔히 ‘한국인의 제2 고향’처럼 여겨지지만, 그 이면엔 여행과 체류 안전을 둘러싼 경계해야 할 그림자가 숨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재외국민 사건·사고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사건·사고 피해를 본 한국인은 총 1만7,283명이다.
국가별로 피해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일본(2,348명), 그리고 베트남(1,767명)이 뒤를 이었다. 이어 미국(1,193명), 중국(1,133명), 이탈리아(1,042명) 순이었다. 나무뉴스+1

폭행·상해와 교통사고, 베트남이 최다

특히 폭행·상해 피해자의 경우 베트남이 3년 연속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2022년: 88명

2023년: 133명

2024년: 119명 나무뉴스

지난해 전 세계 재외국민 폭행·상해 피해자 591명 중 베트남 피해가 20.1%를 차지한 것이다. 나무뉴스

교통사고 피해도 비슷한 양상이다.

2022년: 45명

2023년: 121명

2024년: 120명

베트남이 이 항목에서도 3년 연속 최다 국가라는 점은 여행지 안전의 경각심을 높인다.

반면 국가별 특징도 뚜렷하다.

일본은 분실 피해자가 가장 많았고

중국에서는 사기 피해 비중이 두드러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절도 피해가 주요 유형이었다 나무뉴스
또한 유럽 내에서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에서 발생한 절도 피해가 전 세계 절도 피해의 60.7%를 차지했다는 통계도 있다. 나무뉴스

“즐겁게 떠난 여행,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베트남을 여행하거나 체류하는 한국인 수가 많아지면서, 현지에서의 위험 노출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특히 폭행·상해 사건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여행객의 주의가 절실하다.

교통안전도 심각한 과제다. 도로 상태, 운전 문화 및 현지 규칙 차이 등이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과소평가한 채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은 무모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피해 유형이 국가별로 다르다는 사실은, 각 국가별 ‘위험 지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시사한다. 일본에선 소지품 분실 주의, 중국에서는 금융사기 경계, 유럽은 절도 대비책 등이 필요하다.

외교부·공관 대응 및 제도 보완 절실

윤후덕 의원은 “방문 국가의 한국 공관 연락처와 영사 지원 체계를 미리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외교부와 현지 공관은 재외국민 피해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영사 조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무뉴스

하지만 지금까지의 통계와 보도들을 보면, 공관의 책임성과 능동적 대응이 충분치 않았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특히 베트남처럼 사건 사고 빈도가 높은 국가에선 상시 대비 체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호치민


이준형 기자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부분 “괜찮겠지”라는 방심에서 비롯된다.

현지에서는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지인이 신호를 무시하더라도 따라 하면 안 되며, 귀중품은 최소한만 휴대하고 주변을 항상 살피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과음이나 늦은 시간 외출은 범죄 위험을 높이며, 한국에서처럼 행동하기보다 현지 법과 문화를 존중해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여행의 자유는 크지만, 안전은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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