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유착' 한학자 총재 구속기소…국힘에 쪼개기 후원 혐의도
교단 지원 청탁하며 권성동에 1억·김건희에 8천여만원 상당 금품 전달
외국 정당 등에 선거자금 60만달러 제공…특검, 집단입당 등 수사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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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꼭 감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9.22
(서울=조중동e뉴스)
한국 정치의 어두운 그늘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의 결탁 의혹, 이른바 **‘정교유착 게이트’**의 정점에 서 있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0일 구속기소됐다.
정치자금, 금품 청탁, 외화 유출까지 — 이번 사건은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라 권력과 신앙이 뒤엉킨 구조적 부패의 민낯을 드러낸다.
“정권 도와달라”… 1억 쇼핑백의 향방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한 총재는 2022년 초,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에게 ‘정권 지원’을 부탁하며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
청탁의 명분은 단 하나였다. “통일교가 국가사업에 참여할 길을 열어달라.”
특검은 또, 같은 해 3~4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여 명에게 교단 자금 1억4천4백만 원을 ‘쪼개기 후원’한 정황을 포착했다.
자금 출처는 교단 헌금, 사용 목적은 ‘정치 네트워크 구축’.
종교의 이름 아래 정치권으로 흘러든 돈이었다.
“샤넬백과 목걸이”… 김건희 여사 향한 청탁의 그림자
공소장에는 더 섬세한 금품 흐름이 기록돼 있다.
한 총재는 2022년 봄,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샤넬백과 목걸이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대가로 요청된 것은 단 하나 — “교단 현안의 정부 지원.”
그 금품의 대금 8천200만 원 역시 통일교 자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정치자금 60만달러까지… “정교일치 실현 시도”
특검은 한 총재가 교단 자금으로 외국 정치권에 총 60만 달러를 뿌린 정황도 확인했다.
한 총재는 10만 달러를 외국 국회의원에게, 50만 달러를 또 다른 나라의 여당 정당에 전달했다.
특검 관계자는 “통일교가 한 총재의 구상 아래 ‘세계 정교일치 정치연합’을 꿈꾸며 윤석열 정권과의 유착을 시도한 흔적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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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한학자 총재 전 비서실장 정모 씨가 지난 8월 8일 김건희특검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메 및 DB 금지]
특검 칼끝은 어디로… “권력과 종교의 경계 허물다”
수사는 이제 정권의 중심을 향하고 있다.
특검은 통일교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총선을 앞두고 교인 수백 명을 강제로 입당시켰다는 의혹에도 수사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인 의사에 반한 입당은 명백한 정당법 위반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미 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고 있으며,
특검은 한 총재가 “정권 실세와 종교 조직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권력의 성역, 종교의 탈을 쓰다
한학자 총재의 구속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이것은 권력과 종교가 손을 잡을 때 국가 시스템이 얼마나 쉽게 오염되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실 같은 현실이다.
정치가 신앙을 이용하고, 종교가 권력을 끌어안으면 그 끝은 언제나 같다.
국민은 믿음을 잃고, 권력은 타락한다.
국민의힘은 “개별 인사의 일탈”이라 선을 긋지만,
교단 자금이 정당 후원금으로 흘러간 이상 “국민의힘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권의 심장부에 닿은 정교유착 게이트 —
이제는 특검의 칼날이 누구를 겨눌지보다,
**‘진실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가 더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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