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실수를 통해 성장해왔다."고 강변하는 필자


- 우리는 모두 실수를 통해 성장해왔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사회는 변한 사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수십 년 전 한 개인이 저질렀던 잘못을 다시 꺼내와 그의 오늘을 부정하고, 내일을 가로막는 행위는 정의의 실현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심판하려는 감정적 폭력이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보려는 모든 시도를 좌절시키는 가장 잔혹한 방식이다.

교도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벌을 주기 위함’이 아니다. 교정과 회복, 재사회화를 통해 다시 사회의 일원이 되게끔 돕는 것이 그 본래 목적이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과거를 끝없이 들추고, 그가 아무리 변화해도 “한 번 실수한 사람은 영원히 실수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는다면, 교도소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징벌만 있고 갱생이 없다면, 그 제도는 인간을 포기한 것이다.

우리가 실수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삶은 그 자체로 시행착오의 연속이며,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 왜 우리는 타인의 실수에는 영원한 굴레를 씌우려 하는가? 왜 과거의 흠집을 평생의 낙인으로 만들려 하는가? 이런 사회라면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오늘의 나 또한 실수로 인해 내일의 삶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정의는 과거를 지렛대 삼아 누군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현재를 존중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변화하려는 사람을 응원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우리는 인간다운 회복과 공존을 믿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역사는 늘 증명해왔다. 과오가 있더라도 기회를 주는 사회는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며, 더 행복하다. 변화를 믿는 사회는 사람의 가능성을 키워낸다. 한번 잘못한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없고, 숨어 지내야 하며, 영원히 도태되어야 한다면, 그것이 과연 사람이 사는 세상인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는 과거에 묶여 타인을 심판하는 냉혹한 사회가 아니라, 서로의 성장과 회복을 지켜보며 함께 나아가는 따뜻한 사회다.

과거를 들춰 누군가의 오늘을 부정하는 그 순간, 사실은 우리 모두가 미래의 희망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한 사람의 변화와 재기를 환영할 수 있는 성숙함을 갖추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교도소도 제 역할을 하고, 사회도 건강해지고, 사람다운 세상이 완성된다.

발행인겸 필자 김명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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