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수리점

— 펑크 난 로드바이크, 그리고 내가 다시 일어선 방법

[조중동e뉴스=중국 김종명 기자]]

한때는 운전기사가 모는 지가용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뒤좌석에 앉아 창밖 풍경을 스쳐보내면 하루가 흘러가던 때.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멀리는 택시로, 가까운 거리는 예전 직원이 선물해준 로드바이크로 달린다.
그 자전거는 어느새 내 작은 일상과 생각을 함께 나누는 벗이 되었다.

필자 김종명 기자(중국 특파원)

그런데 어느 날, 작은 웅덩이를 지나던 순간 앞뒤 바퀴가 동시에 펑크가 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때부터가 오늘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바로 중국식 현실주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자전거 수리점 주인은 침착하게 말했다.
“앞뒤 튜브 교체, 각각 40위안. 합쳐서 80위안.”
그런데 알고 보니, 그곳에서 자전거를 구매한 사람들은 같은 교체를 단돈 10위안에 해준다는 사실.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모를 말이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땅의 현실적이고 냉철한 차별 전략이 오히려 합리성인지도 모른다.’

튜브 교환(인생의 전환점)

어쨌든 튜브를 갈아 끼우고 나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이 자전거와 함께 대한민국을 종주했었고, 제주 해안을 따라 끝없이 달린 적도 있다.
그 시절엔 모든 것이 풍족했고, 호화로웠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 마음은 더 작고 초라했다.

자전거 수리점

지금의 나는 가진 것도 많지 않고, 세월도 내 곁을 조용히 지나갔다.
그러나 그 덕분에 겸손을 배우고, 내 두 다리가 주는 힘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제는 장단지가 내 자부심이다.
사람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
욕심을 내려놓을 때, 다른 무엇이 빛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오늘 밤엔 따끈한 감자탕 한 그릇으로 나를 달래보려 한다.
새로 생긴 그 감자탕집의 맛은 어떨까?
기대와 설렘이 묘하게 배 속에서 끓어오른다.

감자탕

자전거처럼 우리 인생도 뒤로 갈 수 없다.
페달처럼 앞으로만 차고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순간순간을 더 잘 살아내야 한다고, 나는 오늘 다시 배웠다.

필자와 중국 평요우 들

감사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앞으로 달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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