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열정과 신의로 힘찬 박수를 보내는 필자
요즘 따라 시간이 유난히 빠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11월의 중순을 바라보며 12월의 준비로 마음이 분주한 이 시점, 우리는 또 한 해의 끝자락에서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아간다. 하지만 문득, ‘조금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며칠 전, 지하철 안에서 있었던 한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퇴근길, 창밖으로 붉게 물든 한강 노을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르던 젊은 여성이 있었다. 다음 정거장에서 중년의 여인이 올라탔다. 여인은 피곤함에 짜증을 섞어 투덜거리며 좁은 공간에 억지로 앉았고, 여러 개의 짐가방을 옆자리 여성의 무릎 위에까지 올려놓았다. 그 모습을 본 맞은편 승객이 참다 못해 물었다.
“왜 가만히 계세요? 항의라도 하셔야죠.”
그 젊은 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대답했다.
“사소한 일에 화내거나 다툴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가 함께 가는 시간은 아주 짧으니까요.
저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 거예요.”
그녀의 짧은 한마디는 지하철 안 공기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그리고 내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사람들과 함께 사랑으로 짧은 여정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필자
생각해보면, 우리의 인생 또한 그 지하철과 닮았다. 함께 타고 가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서로의 실수를 들춰내고, 사소한 말에 상처받고, 끝내 용서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한다. 이 짧은 여정 속에서 왜 그토록 다투고, 불평하고, 옳고 그름을 가리느라 마음을 닫고 사는가.
우리는 모두 다음 정거장에서 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잠시의 불편함에 마음을 쏟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진정 값진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누군가와 함께 가는 짧은 구간이 있을 것이다. 그 여정이 다툼이 아닌 배려로, 원망이 아닌 미소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조금만 참으면, 우리는 모두 내릴 때가 온다. 그때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을 따뜻하게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변함없는 열정과 신의로, 그리고 사랑으로. 우리의 짧은 여정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조중동e뉴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합니다. 본 칼럼이 열린 논의와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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